1349년 어느 봄날, 잉글랜드의 한 장원을 떠올려보겠습니다.영주는 넓은 밭을 가지고 있었지만, 정작 씨를 뿌리고 수확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초조해하고 있었습니다.지난해까지만 해도 농민들은 정해진 날마다 영주의 직영지로 나와 밭을 갈고 물자를 운반해야 했습니다.그런데 흑사병이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뒤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빈집과 버려진 농지는 늘어났고, 살아남은 농민은 더 높은 임금을 준다는 이웃 장원이나 도시로 떠날 수 있게 됐죠.영주가 법과 관습을 앞세워 일을 명령하더라도 농민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내가 떠나면 이 밭은 누가 갈 것인가.”중세 농노제는 어떤 경제 시스템이었을까농노는 노예와 완전히 같은 신분은 아니었습니다.자신의 가족과 농기구를 가지고 일정한 토지를 경작할 수 있었고, ..